전기차 경쟁으로 판매하락과 재고증가라는 이중고를 겪자 테슬라가 가격인하에 나섰다. 아시아, 유럽에서도 가격인하가 진행되어 중국에서는 시위가 벌어졌다. 사실상 테슬라가 가격 경쟁에 신호탄을 쏜 것으로 보고 업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테슬라 가격인하
17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가 올해 들어 글로벌 시장에서 차량 가격을 내리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6일 중국에서 세단 모델3와 SUV모델 Y의 판매 가격을 6~13.5% 낮췄다. 지난해 10월에 이번 두 번째 가격 인하다. 테슬라는 지난달 중국에서 생산한 신차 인도량이 전월 동기보다 44% 하락했고, 전년 동기 대비해선 21% 줄어들었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재고가 늘자 수요를 늘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각 나라의 가격인하로 인한 효과
실제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 가격 인하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급작스러운 가격 인하로 이미 테슬라 차량을 구매한 일부 소비자의 항의도 있었지만, 가격 인하 후 3일간 매일 33만 대를 판매했다. 모델Y에 대한 대기 수요도 기존 1~4주에서 2~5주로 늘었고, 설 연휴에 상하이 공장 가동 중단도 10일에서 3일로 단축됐다. 테슬라는 한국에서도 주요 모델 가격을 낮췄다. 모델3 스탠더드 레인지 플러스 RWD 트림은 지난달 말 대비 600만 원 내린 6,434만 원으로 조정됐다. 모델Y 롱레인지 트림은 1,165만 원 인하된 8,499만9,000원이다. 인하 수준은 약 12%다. 테슬라는 일본에서도 지난 2021년 이후 처음으로 모델 3과3 모델 YY 가격을 10% 내렸다. 주목할 점은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아시아에 그치지 않고 북미와 유럽까지 뻗쳤다는 점이다. 지난 13일 테슬라는 모델 3(RWD)을 기존 4만6,990달러에서 6.4% 낮춘 4만3,990달러로 조정했다. 모델3 퍼포먼스는 기존 6만2,990달러보다 14.2% 낮췄다. 모델Y는 롱레인지는 6만5,990달러에서 5만2,990달러로 19.7% 낮췄다. 모델Y 퍼포먼스는 6만9,990달러에서 5만6,990달러로 18.6% 하락했다. 특히 모델Y 롱레인지는 가격을 5만5000달러 이하로 낮추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상 세액공제 혜택(7500달러)을 받게 됐다.
가격인하의 주원인
테슬라가 미국와 유럽에서 선제적으로 가격을 인하한 배경에는 판매량이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 흐름 속에 선제적으로 가격 경쟁에 뛰어들어 수익성을 희생하면서도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과 유럽의 경우 급격한 금리 인상의 후폭풍으로 자동차 금융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실질 소비 여력이 떨어지고 있다. 당장 업계에선 테슬라의 가격 인하로 기존 내연기관차와의 가격 경쟁이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기존 완성차의 SUV와 픽업트럭의 겨우 4만달러 내외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데 테슬라 모델Y의 가격 인하로 격차는 20~25%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국내 테슬라 가격
현재 국내에선 전기차 보조금 개편에 한창이다. 환경부는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기준을 기존 5,500만원에서 5,700만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조금 50% 지급은 지난해 기준으로 8,500만원 미만이다. 이번에 테슬라가 국내에서 모델Y 롱레인지 트림 가격(8,499만9,000원)을 내리면서 보조금 50%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여기에 현재 6,434만원인 모델3 스탠더드 트림의 가격을 11% 낮춘다면 전기차 보조금 100%를 지급받을 수 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는 국내에서 총 1만4,57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3% 줄어든 수치다. 만약 테슬라의 모델3와 모델Y가 각각 전기차 보조금 100%와 50%를 받으면 올해에는 반등을 노려볼 수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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